해가 중천에 떠오르기도 전인 아침부터 기온이 30도에 육박한다. 치솟는 수은주를 볼 때마다 운동하는 사람들의 고민도 깊어진다.
“운동은 해야 하는데…. 아침에 해야 할까, 저녁에 해야 할까.”
무더운 여름이라고 해서 운동을 아예 포기할 이유는 없다. 다만 같은 운동이라도 언제 하느냐에 따라 몸이 받는 부담과 얻는 효과가 달라진다. 특히 폭염에는 운동 효과보다 열사병과 열탈진 같은 온열질환 위험을 먼저 고려해야 한다. 자신의 운동 목적과 생활 패턴을 함께 따져 시간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다.
다이어트가 목적이라면 아침 운동무더위 속 아침 운동이 권장되는 가장 큰 이유는 열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다. 한낮 무더위가 시작되기 전에는 기온과 체감 온도가 낮아 체온 상승 속도가 완만하고, 심장과 혈관이 받는 부담도 줄어든다. 땀을 통한 체온 조절도 비교적 수월해 같은 운동이라도 훨씬 안전하게 할 수 있다.
아침에는 가벼운 스트레칭이나 걷기, 자전거 타기 같은 유산소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밤사이 7~8시간 정도 공복 상태가 이어진 만큼, 지방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아질 수 있다. 또한 유산소 운동은 혈액순환을 활발하게 하고, 신체와 뇌를 깨워 하루를 상쾌하게 시작하는데 도움을 준다.
다만 아침에는 아직 몸이 완전히 깨지 않은 상태이므로 부상 방지를 위해 준비 운동을 충분히 하고 운동 강도를 서서히 높이는 것이 좋다. 특히 당뇨 환자는 공복 운동 시 저혈당이 발생할 수 있고, 고혈압 환자는 아침 시간대 교감신경 활성화로 기본 혈압이 높아져 심혈관계 부담이 커질 수 있으므로 무리한 운동은 피해야 한다.
근육을 원한다면 저녁에오후에는 체온이 자연스럽게 올라가면서 근육과 관절 움직임이 부드러워진다. 신경과 근육의 협응 능력도 향상된다. 악력과 순발력, 근력 같은 운동 수행 능력은 오후에서 초저녁에 가장 좋다는 연구 결과도 꾸준히 보고되고 있다.
더욱이 저녁엔 신체가 완전히 깨어 있어 웨이트 트레이닝이나 인터벌 운동 같은 고강도 운동도 보다 효율적이고 안전하게 수행할 수 있다. 저녁 운동은 하루 동안 쌓인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부족했던 일일 활동량을 채우는 데도 도움이 된다.
저녁 운동은 수면의 질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저강도 저녁 운동은 잠드는 시간을 단축하고, 중강도 운동은 수면 효율과 깊은 수면을 개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지나치게 격한 운동은 아드레날린 생성으로 수면을 방해할 수 있어 적이도 취침 2시간 전에는 운동을 마무리하는 것이 좋다.
시간이 없다면? 아침 근력·저녁 유산소도 괜찮다현실적으로 운동 시간은 마음대로 선택하기는 어렵다. 출근 전 밖에 시간이 없어 아침에 근력 운동을 하거나, 퇴근 후 저녁에 유산소 운동을 하는 사람도 많다. 운동생리학자들은 운동 시각보다 꾸준히 하는 것이 운동 효과를 결정하는 더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한다. 운동 목적에 맞는 시간대가 가장 좋지만, 부득이하다면 운동 방법에 변화를 주는 것으로 충분히 보완할 수 있다.
아침에 근력운동을 할 때에는 몸을 충분히 깨우는 과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잠에서 막 깬 상태에서는 근육과 관절이 경직되어 있어 부상 위험이 크다. 따라서 준비 운동을 평소보다 10~15분 길게 하고, 첫 세트는 가벼운 무게로 시작해 몸을 데운 뒤 본 운동에 들어가는 것이 안전하다. 공복 상태 고강도 웨이트트레이닝을보다는 바나나, 우유, 요거트처럼 소화가 잘되는 음식을 가볍게 먹은 다음 시작하면 운동 수행 능력과 안전성을 동시에 높일 수 있다.
저녁에 유산소 운동을 하는 것도 충분히 효과적이다. 오후에는 몸이 충분히 풀려 있어 유산소 운동을 한결 편안하게 할 수 있다. 다만 수면 장애를 예방하기 위해 잠들기 2시간 전에는 강도를 낮추거나 운동을 마쳐야 한다.
결국 운동 효과를 좌우하는 것은 ‘언제 하느냐’ 보다 자신의 생활 패턴에 맞춰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다.
운동 전 먼저 더위에 몸을 적응시켜라폭염 속에서는 운동 시간보다 안전이 우선이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야외 운동은 피하는 것이 좋다.
더위에 몸을 적응시키는 ‘열 순응(Heat Acclimation)’ 과정도 필수적이다. 처음부터 평소와 같은 강도로 운동하기보다 1~2주에 걸쳐 운동 시간과 강도를 조금씩 늘리면 땀 배출과 체온 조절 능력이 향상돼 온열질환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수분 보충도 중요하다. 운동 전후는 물론, 운동 중에도 수시로 물을 조금씩 마셔야 한다. 또한 운동 여부를 결정할 때 단순 기온만 보지말고 체감온도나 습도까지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다. 운동선수나 야외 작업 현장에서는 기온뿐 아니라 습도와 햇볕, 복사열과 바람까지 종합 반영한 열 스트레스 지표인 습구흑구온도(WBGT·Wet Bulb Globe Temperature)지수를 활용하기도 한다.
만약 운동 중 어지럼증이나 메스꺼움, 심한 피로감이나 오한이 나타나면 즉시 운동을 중단하고 시원한 곳으로 이동한 뒤 충분한 수분을 섭취해야 한다. 증상이 계속되면 의료기관을 찾아 진료를 받아야 한다.
헬스조선 강호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