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4일제 직접 시행해보니… ‘이런’ 효과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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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 감소 없는 주 4일제가 직무 만족도를 높이고 번아웃을 줄이며, 정신적·신체적 건강까지 개선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미국 보스턴대학교 줄리엣 쇼어 교수와 원 판 교수팀은 미국, 영국, 호주 등 6개국 141개 조직에서 일하는 근로자 2896명을 대상으로 6개월간 주 4일제 근무 실험을 진행했다. 모든 참가자는 임금 삭감 없이 근무일을 줄였으며, 그 효과를 기존 5일제를 유지한 12개 기업 근로자 285명과 비교 분석했다.

연구팀은 실험 전후로 참여자의 직무 만족도, 번아웃, 정신 건강, 신체 건강, 업무 수행 능력, 수면 문제, 피로 수준, 결근율 등을 측정했다. 이들 항목은 표준화된 설문을 통해 자기 보고 방식으로 수집됐으며, 근무일 단축이 다각도로 근로자에게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데 활용됐다.

그 결과, 주당 평균 근무 시간은 기존 39.1시간에서 34.5시간으로 약 4.6시간 감소했다. 근무 시간이 많이 줄수록 번아웃 감소, 직무 만족도 상승, 정신 건강 개선 효과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특히 주당 8시간 이상 근무 시간이 감소한 그룹은 피로도 감소, 수면 질 개선, 업무 수행 능력 향상 등에서 가장 큰 개선 효과를 보였다.

직무 만족도 향상에는 업무 수행 능력 개선(19.6%), 피로도 감소(8.4%), 수면 문제 개선(7.8%)이 주요하게 작용했다. 번아웃 감소에는 피로도 감소가 48.1%로 가장 큰 영향을 미쳤으며, 정신 건강 개선에도 피로도 감소(24.3%), 수면 문제 개선(10.9%), 업무 능력 향상(10.5%) 등이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체 건강 점수 또한 의미 있게 상승했으며, 결근율 역시 낮아졌다.

이번 실험은 근무일 단축에 그치지 않고, 불필요한 회의와 보고 절차를 줄이며 업무 흐름을 재정비하는 등 조직 운영 전반의 효율성 개선까지 병행됐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실제로 실험에 참여한 기업의 90% 이상이 6개월 이후에도 주 4일제를 계속 유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는 주 4일제 근무가 근로자의 전반적인 웰빙을 향상하는 동시에 조직의 효율성도 높일 수 있다는 실증적 근거를 제시한 것”이라며 “근무시간 감축이 생산성 저하 없이 직원 복지를 높이는 대안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다만 “자발적으로 실험에 참여한 기업들이 주 4일제에 우호적일 가능성, 자기 보고 방식 기반이라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이 연구는 과학 저널 ‘네이처 인간 행동(Nature Human Behaviour)’에 21일 게재됐다.

 

헬스조선 유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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