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건강을 위해 땅콩버터를 챙겨 먹는 사람들이 많다. 혈당이 급격히 오르지 않도록 하고, 체중 조절에 효과적이라는 이유에서다. 그렇다면, 이미 진단을 받은 당뇨병 환자들에게도 땅콩버터가 도움이 될까?
풍동바른내과 김서현 원장에 따르면, 당뇨병 환자들도 적정량 섭취 시 땅콩버터를 혈당 관리 식재료로 활용할 수 있다. 땅콩버터는 혈당강하제처럼 이미 높아진 혈당을 직접적으로 떨어뜨리는 것은 아니지만, 불포화지방과 단백질 함량이 풍부해 음식물의 위 배출 시간을 늦춘다. 이로 인해 함께 섭취한 탄수화물의 소화 및 흡수 속도가 지연되면서 혈당이 천천히 오른다. 땅콩버터 자체의 혈당지수(GI)가 14 내외로 매우 낮고, 마그네슘이 풍부해 포도당 대사가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한다.
시중에 판매되는 제품 중에서는 설탕·소금·수소경화유가 첨가된 것은 피하고, 원재료명에 ‘땅콩 100%’만 기재된 제품을 고르자. 당뇨 환자라면 땅콩버터를 하루 1~2큰술 이내로만 섭취해야 한다. 칼로리가 높기 때문에 계량스푼을 사용해야 과잉 섭취를 막을 수 있다. 이때 땅콩버터만 한 스푼 떠먹는 것이 아니라, 통곡물 빵이나 식이섬유가 풍부한 사과 등을 곁들이는 게 좋다. 김서현 원장은 “인슐린이나 경구 혈당강하제를 복용 중인 경우 땅콩버터의 지방 성분이 혈당이 최고점에 다다르는 시점을 늦출 수 있다”며 “섭취 후 평소보다 꼼꼼하게 자가 혈당 모니터링을 해야 한다”고 했다.
다만, 비만을 동반한 2형 당뇨병 환자나 당뇨병성신장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 땅콩버터 섭취를 피하는 게 좋다. 땅콩버터는 2큰술에 약 190kcal로 열량이 높기 때문에 무분별하게 섭취할 경우 오히려 인슐린 저항성을 악화시킨다. 또 신장 기능이 저하돼 있다면 견과류에 함유된 인이 배출되지 못하거나, 신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 땅콩 알레르기가 있는 경우에도 절대 섭취해서는 안 된다.
김서현 원장은 땅콩버터 대신 섭취하면 좋은 식품으로 ▲귀리나 보리 등 수용성 식이섬유가 풍부한 식품 ▲두부, 렌틸콩, 병아리콩 등 양질의 식물성 단백질 식품 ▲브로콜리나 시금치 등의 잎채소 ▲생아몬드나 호두 등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한 식품을 꼽았다. 잎채소는 식사 첫 단계에, 견과류는 하루 30g 이내로 섭취하면 혈당 완화에 도움이 된다. 김서현 원장은 “특정 식품 하나에 의존하기보다, 건강한 식재료 위주로 식단을 균형 있게 구성하고 규칙적인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당뇨 관리의 핵심”이라고 했다.
헬스조선 김보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