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함께 살아도 전염 안 되네? 독감 전파 경로 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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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의 공기 전파가 특정 조건에서는 제한적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메릴랜드대 연구팀은 독감 확진을 받은 평균 나이 21세 대학생 5명과 30대 중반의 건강한 성인 11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2주 동안 격리된 호텔 한 층에서 생활하며, 실제 사회 활동을 모방한 일과를 수행했다. 일과에는 가벼운 대화와 요가·스트레칭과 같은 신체 활동이 포함됐으며, 펜, 컴퓨터, 마이크와 같은 물건들도 서로 돌려가며 사용했다. 연구팀은 매일 타액·혈액 샘플을 채취해 감염 여부와 항체 형성을 확인하고 참가자들이 호흡하는 실내 공기 중의 바이러스 노출량도 측정했다.

그 결과, 밀접 접촉에도 불구하고 추가로 독감에 걸린 참가자는 한 명도 없었다. 연구팀은 기침의 부재를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꼽았다. 독감에 걸린 5명 학생 모두 기침을 거의 하지 않았다. 코에서 다량의 바이러스가 검출될 정도로 몸속 바이러스양은 충분했지만, 기침을 하지 않음으로써 바이러스가 공기 중으로 뿜어지지 않았고, 추가 감염이 일어나지 않은 것이다.

환기 환경도 영향을 미쳤다. 실험 공간은 히터와 제습기를 통해 공기가 지속적으로 빠르게 순환됐고, 이 과정에서 공기 중 소량의 바이러스가 희석됐다고 연구팀은 분석했다. 이와 함께 참가자들의 나이도 요인으로 지목됐다. 연구팀 라이 젠유 연구원은 “중년층은 젊은 층보다 독감에 덜 취약한 경향이 있다”며 “이 점이 감염 사례가 발생하지 않은 이유 중 하나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연구 책임자인 메릴랜드대 공중보건대학 도널드 밀턴 교수는 “공기 순환이 잘되지 않는 실내에서 다른 사람들과 가까이 얼굴을 마주 보는 상황이 가장 위험하다”며 ”연구 결과에 따르면 공기를 정화하는 것뿐 아니라 순환까지 시켜주는 휴대용 공기청정기가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바로 가까이에서 누군가 기침을 한다면, 가장 좋은 예방법은 마스크, 특히 N95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라고 했다.

한편, 독감은 매년 겨울 유행하며 전 세계 의료 시스템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 올겨울 미국에서는 독감 유행이 빠르게 진행되며 누적 사망자가 3100명을 넘어섰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역시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환자 수가 급증했다가 이후 정점이 지났지만, 여전히 2016년 이래 가장 높은 유행 수준이 나타나고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최근 국제학술지 ‘PLOS Pathogens’에 지난 7일 게재됐다.

 

헬스조선 최소라 기자, 최수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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